이        름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 발간!


2013년 2학기 ‘풀브라이트 방문학자’로 오클라호마 주립대학(Oklahoma State University) 역사학과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현지를 틈틈이 답사하고 체험한 기록들을 정리하여, 최근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푸른사상)라는 제목의 문화 답사기를 펴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토네이도의 본고장으로만 알려졌을 뿐인 오클라호마를 ‘보물찾기’라는 테마를 통해 새롭게 읽어내고자 했지요. 책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물 1: 스틸워터와 OSU, 그 안식과 탐구의 낙원
     ●평온과 정밀(靜謐)의 오클라호마에 안착
     ●역사학과를 찾아
     ●학과 비서들과의 만남
     ●카우보이 풍의 노신사, 학과장 로간 교수와의 만남
     ●브렛 학장과의 만남
     ●평원 속 지성의 오아시스, OSU에서
     ●역사학과 학생들을 위한 특강을 마치고: 한국의 이미지를 새것으로!
     ●카우보이들, 풋볼의 진수를 보여주다!
     ●미국 대학의 졸업식과 감동: 왜 우리는 이렇게 하지 못하는가?
     ●안식과 힐링의 낙원 스틸워터에서

보물 2: 인디언, 인디언 역사, 인디언 문화
     ●오클라호마와 인디언 부족들
     ●대초원에서 만난 오세이지 인디언들
     ●체로키 후예의 집을 찾아 패러다임 전환의 증거를 찾다
     ●오클라호마 동쪽에서 체로키 인디언들을 만나다!
     ●체로키어‘ 오시요(Osiyo)’와 우리말‘ (어서) 오세요!’의 정서적 거리
     ●스틸워터의 이웃동네에서 만난 판카 인디언들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아이오와 인디언 족
     ●지혜로운 치카샤 족, 인디언 사회의 자존심
     ●촉토 족의 뿌리와 투쟁, 그리고 예술
     ●촉토 족의 탁월한 교육열, 풍부한 역사 자취
     ●놀라운 세미놀 인디언들의 역사와 문화의식
     ●카이오와, 아파치, 코만치, 그리고 대평원의 서사시
     ●카이오와 족의 삶과 예술
     ●무서운 코만치에서 상식의 미국인으로!
     ●크릭 족의 꿈과 현실을 찾아
     ●오클라호마 밖의 인디언: 뉴멕시코의 앨버커키와 스카이 시티, 그리고 푸에블로족
     ●암굴 속에 서린 생존 의지‘, 반델리어 국립 유적지’와 푸에블로 족의 말 없는 외침
     ●부드러운 어도비, 완강한‘ 타오 푸에블로’ 인디언들

보물 3: 미국의 길, 66번 도로(Route 66)의 낭만
     ●미국에서 길을 찾으며: 우리도 스토리가 있는 길을 한 번 만들어 봅시다!
     ●작은 일탈을 꿈꾸는 66번 도로, 그 낭만과 허구
     ●엘크 시티와 ‘국립 66번 도로 박물관 단지’
     ●클린턴 시티와 ‘66번 도로 박물관’
     ●엘 르노 시티와 ‘캐나디언 카운티 뮤지엄’
     ●66번 도로에 살아 있는 역사의 공간, 유콘 시티
     ●누구 혹시 이 소녀를 아시나요?: 유콘에서 만난 우리들의 누이
     ●한국전 참전용사의 아들 리차드 카치니와 ‘유콘 참전용사 박물관’
     ●오클라호마의 숨은 별: 거쓰리 시티/ 66번 길의 경이로운 옛 건축물: 아카디아 라운드반

보물 4: 박물관과 미국 역사
     ●서부 개척시대 미국의 소리: 국립 카우보이와 서부유산 박물관
     ●예술로서의 역사, 역사로서의 예술: 털사의 길크리스 박물관에서 길을 잃다!
     ●인간의 악마성을 깨우쳐 준 공간: 오클라호마 시 메모리얼 뮤지엄    
     ●오클라호마 밖의 박물관: 예술과 역사의 도시 산타페와 박물관들

보물 5: 열정과 도전의 대학인들
     ●미국의 중남부에서 아시아 역사를 가르치는 젊은 학자: 용타오 두 교수
     ●학자와 목자의 삶: 한인 교수 장영배 박사
     ●빛나는 한국학생 브라이언
     ●한반도에 관심이 큰 소련 역사 전문가 림멜 교수
     ●탁월한 젊은 영어 교육자 제이슨 컬프
     ●역사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온 프레너 교수

보물 6: 아름다운 자연, 안식의 낙원
     ●부머 호수에서 찾은 마음의 고요
     ●리틀 사하라에서 되찾은 고향의 꿈
     ●대초원에서 멋진‘ 울음 터’를 발견하고
     ●낙원 속의 산책로: OSU 크로스 컨트리 코스의 안식과 힐링

                           ***
일반적으로 미국은 역사가 짧고, 넓은 땅에 비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역사 문화유적의 답사’라는 여행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공간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백인들의 이주 후 200여년, 인디언으로부터 따지면 그보다 훨씬 더 긴 역사가 이어져 온 땅이고, 그에 따르는 문화유산들이 적지 않은 곳입니다. 더구나 경쟁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의 대학들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문화를 생각하면, 미국은 유럽과 또 다른 차원의 매력을 꽃 피운 지역입니다. 무엇보다 39개에 달하는 인디언 부족의 보호구역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오클라호마는 대초원(Tall Grass Prairie)과 대평원(The Great Plains)등 풍부한 목초지와 함께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원유 등으로 오랜 동안 풍요를 구가해온 지역이기도 합니다. 풀브라이트(Fulbright) 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곳의 대표적인 교육기관 ‘오클라호마 주립대학(Oklahoma State University)’에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이곳에 오자마자 연구 과제 외에 이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의미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가졌던 대상은 인디언의 역사와 문화였습니다. 저는 사람, 자연, 도시, 제도, 역사, 문화 등 감고 있던 마음의 눈을 뜨게 한 모든 것들이 보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간 모르고 지내온 것들이 그의  편견을 바로잡아 주었기에 보배로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디언들과의 만남은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인종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백인들에 의해 고통을 받아온 인디언이야말로 역사의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물이었던 것입니다. 서부영화나 백인들에 의해 저술된 책들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뿌리 내린 ‘왜곡된 인디언의 이미지’가 비로소 바로잡혀지게 된 점을 가장 ‘곰지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배자들이 펼쳐 온 자기 합리화의 억설(臆說)에 의해 일그러진 인디언들의 실체를 삶의 현장에서 바로잡음으로써 내면에 고착된 편견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 인디언에 대한 발견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을 통해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이 바로 미국의 경쟁력임을 깨닫게 된 점입니다. 대학의 역사와 현실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체력을 단련하며 단합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운영되는 미국 대학의 장점을 읽어낸 것은 제 글 내용의 핵심적인 축입니다.
인디언이나 대학의 힘에 대한 발견과 함께 오클라호마나 스틸워터의 깨끗한 자연으로부터 얻게 된 힐링의 감동은 이 책 내용의 또 다른 축입니다. 부머 호수, 리틀 사하라, 산책로로 쓰이고 있는 크로스 컨트리 코스 등 ‘잘 보존된 자연’이 인간의 내면적 평정이나 행복을 위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체험적으로 진술하고자 했습니다. 제 글의  에필로그 가운데 마무리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풀브라이트 학자로서의 가볍지 않은 사명을 짊어지고 오긴 했지만, 연구 외
에 이곳에서 발견한 또 다른 것들이 나를 달뜨게 했다. 오클라호마 사람들과의
만남, 인디언의 역사나 문화와의 만남, 길(특히 Route 66)과의 만남,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과의 만남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했던 스틸워터는 문만 닫으
면 절간처럼 조용해지는 공간이었다. 맑은 공기 속에 한 발만 나서면 온갖 새
와 나무들이 그들먹한 낙원이었다. 그래서 기대 이상의 힐링을 체험하며 마음
속의 온갖 찌꺼기들을 날려 버릴 수 있었다. 물론 이곳이라고 어찌 사람들 사
이의 갈등과, 그로부터 일어나는 불행들이 없을 수 있을까. 그러나 유목민들이
아름다운 꽃향기와 산토끼의 해맑은 눈빛, 그 지순(至純)한 추억으로 광풍 몰
아 치던 수많은 밤들의 괴로움을 지우듯,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걸러내는 능력
이야말로 지혜로운 인간의 전유물 아닌가. 사실 짧지 않은 6개월 동안 걸러내
야 할 단 하나의‘ 씁쓸함’도 만나지 못한 나였다.
                              ***
스틸워터에서 화려한 행복보다는 작고 따스하며 담백한 즐거움 속에 거의
완벽한 힐링의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으니, 이제 맛있고 영양가 풍부한 풀들이
많이 자라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옛 고향으로 노마드의 소떼를 몰고 재입사(再
入社)하기로 한다.”

그곳에 가보지 않은 사람도 책을 펼치기만 하면 오클라호마와 스틸워터의 감동과 아름다움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합니다. 강호제현의 질정(叱正)을 고대합니다.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 푸른사상, 2014.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를 읽고


정여진(숭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나는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를 읽고 인디언들의 실제적인 삶이 이렇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것은 정말 신비롭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왜냐하면 정말 이 책에서 묘사되는 것과 같이 나는 언제나 항상 '미국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영상 매체'를 통해서 인디언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 서부 영화 세대는 아니어서 그런 영화들을 엄청 많이 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릴 적에 보았던 영화 한 장면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주인공 일행이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었다. 그들은 피부가 붉었고 그들만의 전통의상과 전통 무기를 갖추었으며, 말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열차를 덮쳤다. 그 장면은 어린 나에게 매우 충격을 주었다. 달리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말을 타고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말도 안 통하는데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재물을 약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주인공 일행이 그들을 멋지게 무찔렀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휴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릴 적 나는 그 사람들이 인디언인줄 몰랐는데 나중에 인디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뭔가 '기차를 습격하는 야만인'이라는 인식으로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내가 그런 인디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시작한 것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였다. 그것은 디즈니의 '포카혼타스'와 드림웍스의 '스피릿'이었다. 나는 사실 '포카혼타스'는 첫인상이 좀 이상했다고 느낀 것 같다. 왜냐하면 뭔가 얼굴이나 체구도 내가 아는 동양인도 아니고 서양인도 아니고, 의상이나 생활 방식도 동양도 아니고 서양도 아닌 것이 도대체 어떤 민족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포카혼타스'도 인디언이었다. ‘포카혼타스’는 주인공 포카혼타스의 인디언으로서의 삶과 사고방식, 그리고 사랑 등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보면서 '인디언들도 괴물이 아닌 사람들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인디언들에 대한 편견을 더 깨준 것은 '스피릿'이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스피릿은 사실 인디언이 주인공이 아니고 '스피릿'이라는 초원의 야생마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그 말이 미국 군인들에게 잡히는데 군인 요새를 인디언인 '리틀 크릭'과 함께 탈출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전체적인 스토리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스피릿과 리틀 크릭이 군인 요새를 탈출하는 장면이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리틀 크릭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는 마치 인간이 아닌 동물처럼 취급되고 있었다. 그도 스피릿처럼 손이 묶여서 무력하게 앉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스피릿의 마음을 열고 함께 탈출을 시도한다. 그런데 그 탈출하는 장면에서 말을 타고 달리며 잠긴 문을 열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그 장면에서 '안타깝게 잡히는구나. 문만 열려 있었어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순간 마법처럼 문이 열렸다! 인디언인 리틀 크릭이 총으로 문고리를 쏘아 문을 열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 장면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특히나 '총은 전혀 사용하지 못할 거야. 아니 문을 여는 방법이나 알까?'라고 생각했던 인디언이 총을 사용해 그 위기의 순간을 멋지게 탈출한 것이 나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어느 정도 매체를 통해 인디언에 대한 편견을 깼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침략자이자 정복자인 미국인의 시각에서 그들의 과거의 삶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작품 속에서 인디언들은 뭔가 서글프고 한계가 있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는 나에게 인디언의 현재와 미래를 희망적으로 제시해준 책이었다. 특히 신기했던 건 그들이 아직도 그들의 생활 터전을 유지하면서 삶을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에서 오클라호마 지역의 인디언 부족들의 삶을 매우 구체적으로 꼼꼼히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마치 그들의 박물관을 찾아가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부족장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인디언 부족들이 자신의 미래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치카샤의 2세들이 돈을 내지 않고 대학을 다닌 다거나, 촉토족들의 휠락 아카데미가 그러했다.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전시해 놓은 박물관도 좋았지만 나는 이런 그들의 교육을 통해 삶을 이어 나가려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삶도 멋있었다. 푸에블로 인디언들이 그랬다. 교회도, 집도 그들만의 부드러운 어도비 양식으로 지어진 모습은 정말 신비로웠고 그들만의 고유한 느낌이 물씬 들었다. 푸에블로 족의 삶의 터전을 담은 책 속의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인디언들에 대한 내 생각을 한층 더 밝게 열어 주었다. 그것은 마치 스피릿의 리틀 크릭이 총을 쏘아 문을 열었을 때 충격을 받았던 것과 같다. 왜냐하면 이 책은 ‘그들은 여전히 소수 집단으로서 겨우 겨우 자신의 삶을 연명하면서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깨 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약간 소박하게 느낀 점은 책에서 교수님께서 오클라호마에 가서 연구도 하시고, 인디언들의 삶에 대해 배우고 다니신 모습이 참 멋있게 보였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작년(2013년)이 교수님의 연구년이었다는 것을 알고 ‘만약 나에게도 일 년의 휴식이 주어진다면 펑펑 놀러 다니고 싶다.’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오클라호마에서 강의도 하시고, 인디언들의 터전을 돌아보고 다니신 모습을 보니 그런 나의 생각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디언들의 열정에 대해서도 배웠지만 그 못지않게 뜨거운 교수님의 열정도 함께 배웠다. 교수님의 언제나 항상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깨닫고 생각하는 자세가 정말 멋졌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제나 항상 배우고 체험하고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열정 있는 자세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4-11-06 11:02:31
내가 발견하고 싶은 세 가지 보물
- <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를 읽고



제하나(숭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 나는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힘 있으면서도 정갈하게 ‘제하나에게 / 갑오년 가을’이라고 쓰인 필체와 교수님의 서명 그리고 단정하게 찍어주신 붉은 인주 날인은 뜻밖의 커다란 선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날따라 유난히 많은 전공 책을 가방에, 옆구리에 끼고 온 터라 강의실을 나서는 손은 책으로 가득이었지만 그만큼 마음도 가득해졌다.

닥친 과제를 끝내고 한숨 돌린 주말 아침이 되어서야 책을 집어들은 나는 앉은 자리에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오클라호마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몸은 책상 앞에 앉아있지만 마음은 이미 오클라호마로 날아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과 감동을 하나하나 열거할 순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발견한 내게 가장 큰 보물은 여행의 기억과 기록이다. 국내든 해외든 가리지 않고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여행 중에 그날의 기억을 글로 남겨둘 생각은 못했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내가 가지 않은 곳인데도 이 책을 읽으며 오클라호마에 있는 듯 감동이 밀려왔는데 그동안의 여행들을 이렇게 글로 남겨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와 앞으로 꼭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보물은 인디언들의 ‘눈물의 여정’('Trail of Tears')이다. 지난 학기 교수님의 추천으로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역사란 결코 절대적이거나 객관적인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또한 역사를 선별하고 기록하는 역사가의 역할이 중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개척자들에 의해 쫓겨난 인디언의 역사가 그동안 철저하게 강자의 입장에서 쓰였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아픔이 아직까지도 아물지 못하고 있음에 마음이 저려왔다. 또한 'Trail of Tears'가 비단 인디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에서도 가슴 한켠이 서늘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한 피해자임에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인디언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나 어느 공간이나 역사가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된다는 것은 역사학자 토인비의 유명한 말이지만, 우리의 역사가 이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은연중에 생각하던 나에게 인디언들의 자취는 토인비의 주장을 일정부분 수긍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부분이자 가장 씁쓸한 부분이었다.

세 번째 보물은 '미국 정신(American Spirit)'이다. 책에서는 미국 대학의 풋볼게임과 졸업식을 통해 미국만의 단합정신, 애교심, 질서를 엿볼 수 있었다고 나와 있다. ‘우리가 실천하지 못하는 그 세 가지’라는 대목을 읽으며 ‘정말 우리는 그러한가?’ 그리고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첫 번째 자문에 대해 나는 ‘그렇다. 또한 그렇지 않기도 하다.’라고 답하고 싶다. 나의 짧은 학교생활과 소견으로 미루어보건대 우리학교의 학생 대부분은 저 세 가지 정신이 완전히 결여되어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세 가지 정신에 꽤 많이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 때문일까. 잠시 다른 이야기로 돌려보면, 내가 6학기 동안 채플을 듣는 동안 강연자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다른 학교는 이렇지 않다.’, ‘이 대학교 학생들은 문제가 많다.’라는 말이었다. 그것은 모든 우리학교 학생을 단 한마디의 부정적인 말로 일반화하며 비난하는 것이었다. 굉장히 불유쾌한 기분과 그에 보답이라도 해 주듯 많은 학생들은 강연자들의 말대로 ‘문제가 많은’ 행동을 보여주었다. 정반대의 사례도 있다. 6학기 동안 많은 수업을 들으며 우리학교 전임교수님을 제외한 다른 교수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에 비해 유난히 착하다.’ 혹은 ‘예의가 바르다.’였다. 똑같은 학교의 똑같은 학생들인데 이렇게 상이한 평가를 듣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그러한’ 학생이라고 만드는 것이 매우 상대적인 평가임을, 또 평가에 따라 학생들은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이고 싶어 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역시도 ‘미국정신’에 뒤지지 않는 ‘숭실정신’이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조규익 교수님과 같은 학자가 아닌 그저 어린 학생인 나로서는 오클라호마에서의 경험이 교수님의 그것과 다르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펼쳐지는 오클라호마의 아름다운 풍경이 나로 하여금 일생 중에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언젠가 오클라호마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으러 떠나고 싶다.
   | 2014-11-06 11: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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