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교수의 고통


글쓴이: 백규 * http://www.kicho.pe.kr

등록일: 2002-09-09 02:02
조회수: 3126
 
교수의 고통



교육개혁이 대학의 개혁과 동의어로 정착되면서 교수들에 대한 시선이 분명 예전같지 않다. 그러나, 다른 건 몰라도 제자들의 취업때문에 대부분의 교수들이 바늘방석에 앉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는 현실만큼은 인정되었으면 한다. 대부분 기초학문 분야에 국한되는 문제이겠으나 전공강의시간에 교수 눈치 보아가며 취직공부하는 제자를 발견할 때, 학생들이 당당한 태도로 전과(轉科) 신청서에 도장을 받으러 왔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도 빈둥거리며 밥벌이를 못하는 제자를 만날 때, 교수들은 가장 곤혹스럽다고 한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서울대 졸업생의 작년도 취업률이 전국 평균인 56%에 약간 못 미치는 55.6%라 한다. 서울대를 우상처럼 떠받드는 상당수 국민들에게는 믿고 싶지 않은 결과이겠으나 사실은 사실인 모양이다. 그만큼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나 할까. 그런데 미주에서 발간되던 [신한민보] 1931년 7월 2일자에도 이와 관련되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려 있다. 졸업 후 2개월이 넘도록 취직의 길을 찾지 못한 당시 경성제대 제3회 법문학부 조선인 졸업생 19명이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별을 항의하는 진정서를 학부장에게 제출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말하자면 조선인에 대한 차별 때문에 취직이 되지 못하고 있으니 대학이 나서라는 항의성 진정서였다. 조선학생들에 대한 차별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개연성은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그 때나 지금이나 일류대학을 나오고도 번듯한 직장 잡기가 어려운 세태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절감하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대학들은 높은 취업률을 보여주는데,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매우 궁금해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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