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4시간 스마트폰에 매달려 사는 건 한국의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글쓴이: 김상혁

등록일: 2014-04-14 07:12
조회수: 1832
 
'칼퇴'는 없다, 야근의 일상화 … 한국 노동생산성 낮은 건 당연
    --호주인 코켄의 쓴소리--

                                                                            위문희 기자(중앙일보)

시계가 오후 6시 반을 가리키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원. “팀장님,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러자 들려오는 팀장님의 목소리. “벌써? ‘칼퇴(칼퇴근)’하는 거야?”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짐을 챙겨 나선다. 정해진 업무량을 다 끝마쳤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한 기업체에서 사원으로 근무했던 호주인 마이클 코켄(Michael Kocken·29)이 떠올린 자신의 퇴근 풍경이다. 그는 ‘일을 제시간에 끝내고 집에 가는 것은 게으른 직장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한국인 동료들의 퇴근은 자신과 사뭇 달랐다. “일을 아무리 빨리 처리해도 결국 야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야근 시간을 포함해서 하루에 업무계획을 세우더라고요.”

 그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한국이 낮은 노동생산성을 기록하는 이유들’이란 글을 보면 좀 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 한국인들은 긴 시간 일을 하는데 노동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지 분석한 것이다.

그가 꼬집은 한국식 기업문화의 특징은 ▶상명하달식의 의사소통 ▶정기적인 회식과 친목 모임에도 불구하고 진솔한 소통의 부재 ▶사내 메신저와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으로 인한 시간 낭비 ▶음주와 흡연에 관대한 조직 문화 ▶파워포인트 파일 작성시 내용보다 포장에 치중 ▶대졸자들의 능력 부족 등이다. 이 글은 올라오자마자 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호주에 머무는 그에게 e메일로 이 글을 쓰게 된 연유 등을 물었다.

 - 왜 이런 글을 썼나.

 “한국에서 일해보니 ‘한국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별로 놀랍지 않더라. 그런데 만약 한국의 조직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나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국 기업과 직장인들의 시간관리 문제에 대해 한번 얘기를 꺼내보고 싶었다.”

 그가 쓴 글에 따르면 한국이 낮은 노동생산성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다. 한국 기업은 상급자에 대한 불필요한 보고가 잦다. 그래서 하급직원은 독자적인 업무를 처리하기보다 대체로 상급자가 알고 싶어하는 자료 조사 등에 시간을 쏟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누군가에게 바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혈안이 돼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전투적으로 자판을 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사내 메신저나 카톡, 네이트온으로 동료들과 채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코켄은 갓 취업한 새내기 직장인들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젊은 대졸자들이 직장에 대한 별다른 경험 없이 취업을 하고 있으며 정보 검색 능력도 얕은 대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야근의 일상화. 한국의 노동자들은 그들이 일이 있든 없든, 회사가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은 또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시간낭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어차피 밤 10시까지 일해야 하는데 왜 오후 5시까지 일을 마치겠는가. 그런 점에서 한국은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그는 한국의 ‘야근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칼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난감함을 표했다. “제가 6시 반에 퇴근하곤 했을 때 주위에서 ‘네가 우리를 버리고 갔다’ ‘너는 우리처럼 희생을 안 한다’ ‘얄밉다’는 말을 들었어요. 결국 저렇게 부정적 의미가 담긴 ‘칼퇴’라는 단어를 사무직들은 무시할 수 없는 거거든요.”

그렇다보니 직장인들은 퇴근 시간 내에 일을 잘 마무리하더라도 ‘칼퇴’하기보다 상사들 눈에 성실하게 보이는 ‘야근’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5년간 한국에 거주한 코켄은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읽고 쓰기도 유창하다. 그는 호주 커틴대에서 중국어와 마케팅을 공부하고 2009년 한호재단 장학금을 받고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주한 호주대사관 무역대표부에서 2011년부터 2년 정도 근무하다 이듬해 국내 기업체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인사담당 업무를 봤다. 현재는 호주 퍼스에서 한국 대기업들이 현지 채용한 호주 인력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 조직생활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 한국에서 일할 때 좋았던 점은.

 “한국 직장의 매력은 ‘가족처럼 대해 준다는 것’이다. 평일에 항상 같이 밥을 먹고, 야근을 하고 주말에 같이 봉사활동도 다닌다. 다른 직원들의 결혼식, 돌찬지, 장례식도 다 함께 참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게 단점이지만 언제나 나를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회사의 ‘정’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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